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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결과가 나왔습니다.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하는 수치에 원·달러 환율이 16원 넘게 급락하며 3 거래일 만에 다시 1,350원대로 내려앉는 등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연 5월 CPI 발표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왔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CPI(소비자물가지수)란?
CPI, 즉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는 도시 가구가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간단히 말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구매하는 물건들의 가격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CPI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수준을 파악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이며,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정책을 결정할 때 매우 중요하게 참고하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 높은 CPI: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의미로,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낮은 CPI: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거나 하락하고 있다는 의미로,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생깁니다.
5월 CPI 결과와 시장 반응
미 노동부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한 5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월(2.3%) 대비 0.1% 상승한 수치이지만, 전문가 전망치(0.2%)를 소폭 밑돈 결과입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부문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하여, 전망치 2.9%를 하회했습니다.
근원 CPI 2.8%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이러한 물가 상승률 둔화 소식에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문가들의 7월 금리 인하 예상은 전날 14.7%에서 19.5%로, 9월 인하 기대는 61.7%에서 69.2%로 각각 상승했습니다.
CPI와 미국 주가
통상적으로 CPI 둔화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여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간밤 뉴욕증시는 소폭 하락하며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 다우존스 산업지수: 1.10 포인트 하락한 42,865.77 마감.
- S&P 500 지수: 0.27% 하락한 6,022.30 마감.
- 나스닥 종합지수: 0.50% 하락한 19,715.88 마감.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이에 대해 "미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 소화와 CPI 둔화 소식에 상승 출발했으나,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와 물가 둔화를 통해 드러난 수요 약세 등 경기 불안 요인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이라크 미 대사관 철수 보도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관세 재부과 가능성 언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장 후반 하락 전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CPI와 환율 및 한국 주가
미국의 물가 우려가 완화되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자, 원·달러 환율은 급락했습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6.3원 떨어진 1,358.7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1,350원대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9일(1,356.4원) 이후 3거래일 만에 처음입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도 99선 초반에서 98선 중반대로 내려왔습니다.
달러 약세는 곧 원화 강세로 이어져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45% 오른 2,920.03으로 마감했으며, 외국인은 무려 3,647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코스닥 역시 0.4% 오른 789.45에 장을 마쳤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달러 약세에 힘입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CPI와 비트코인
주요 자산 시장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 특히 비트코인에도 CPI는 큰 영향을 미칩니다.
CPI 둔화로 인한 금리 인하 기대감은 곧 글로벌 유동성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입니다.
이는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개선시켜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트코인은 거시 경제 지표 외에도 규제, 기술적 요인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가격이 크게 좌우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5월 CPI의 시사점 및 향후 전망
이번 5월 CPI는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며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이는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장기적으로 물가에 미칠 영향은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CPI 결과에 대해 "대단한 숫자"라며 즉각 연준의 금리 인하를 요구했지만, 시장은 미·중 무역 분쟁, 중동 리스크 등 복합적인 요인들을 함께 소화하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적으로 5월 CPI는 시장에 금리 인하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었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신중한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발표될 경제 지표와 각국 정부의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며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