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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에서 훈련 비행 중 발생한 해군 해상초계기(P-3) 추락 사고의 충격적인 순간이 담긴 영상이 사고 하루 만에 공개되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사고기가 정상적인 비행경로를 유지하다가 갑자기 추진력을 잃은 듯 수직으로 자유 낙하하는 모습이 포착돼, 사고 원인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체 이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자세한 사고 당시 상황과 함께 과거 항공기 사고 사례를 통해 원인 분석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겠습니다.
블랙박스 없는 P-3 초계기
해군이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공개한 포항공군기지 CCTV 영상은 사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사고기는 예정된 세 번의 이착륙 훈련 중 두 번째 훈련을 위해 이륙 후 약 20초 동안 직선으로 비행했습니다.
이후 오른쪽으로 선회하며 20초가량 곡선 비행을 하던 중, 이륙 약 40초 만에 갑자기 수직으로 급강하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CCTV 영상에서는 추락 직전, 통제력을 상실한 듯 공중에서 두어 차례 회전하는 사고기의 모습도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조종 불능 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사고 당시 기상 상태는 양호했으며, 조류 충돌 등 외부적인 충격은 특별히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왜 추락했나?
초계기(哨戒機)는 해상이나 공중에서 적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정찰하는 군용 항공기를 말합니다.
특히 해상초계기는 잠수함 탐지, 해상 감시, 구조 임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하늘의 눈'으로 불립니다.
사고 기종인 P-3는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한 해상초계기로, 뛰어난 항속 거리와 체공 시간을 자랑합니다.
사고기는 이륙 후 선회하여 활주로에 잠시 착륙했다가 다시 이륙하는 '터치 앤 고(Touch and Go)' 훈련 중이었습니다.
이는 조종사들의 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훈련입니다.
사고 당일 예정된 3회의 훈련 중 2회 차 훈련 과정에서 변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당시, 사고기는 낮은 고도로 비행하고 있어 승무원들의 비상 탈출이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P-3 초계기의 낙하산 탈출 최저 고도는 약 1km로 알려져 있으며, 사출형 비상탈출 장치 또한 장착되어 있지 않습니다.
초계기가 통제력을 잃고 지상으로 추락하는 데 걸린 시간이 10초 안팎으로 매우 짧았다는 점도 탈출 가능성을 더욱 낮췄습니다.
과거 항공기 사고 사례는?
해군은 현재 해군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하여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회수한 조종실 음성녹음저장장치 분석과 함께, CCTV 영상 및 관제탑 항적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입니다.
사고기에는 비행 데이터 기록 장치(블랙박스)가 탑재되어 있지 않아, 영상과 음성 기록이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항공기 사고 원인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났습니다.
- 기체 결함: 엔진 이상, 유압 계통 문제, 조종 계통 이상 등 기계적인 결함은 항공기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이번 P-3 사고 영상에서 추진력 상실로 추정되는 장면은 기체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습니다.
- 조종사 과실: 조종사의 판단 착오, 조작 실수 등 인적 요인 또한 항공기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 외부 요인: 조류 충돌(Bird Strike), 악천후, 난기류 등 외부적인 환경 요인도 항공기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사고에서는 뚜렷한 외부 충돌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안타까운 순직
사고기는 아파트 단지 등 민가와 멀지 않은 야산에 추락했지만, 다행히 민간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해군은 조종사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민가를 피하려 기수를 돌렸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며, 이들의 투철한 사명감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이번 사고로 순직한 4명의 해군 장병들은 1계급 특진과 함께 순직 처리되었습니다.
숙련된 조종사들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습니다.